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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입술을 닫지 않는 찬양

나는 구석이 좋다. 햇살이 때때로 들지 않아 자주 그늘 지는 곳/

그래서 겨울에 내린 눈이 쉽게 녹지 않는 곳/

가을에는 떨어진 나뭇잎들이 구르다가 휴지들이 찾아드는 곳/

어쩌면 그 자리는 하나님이 만든 것인지도 모르지/

그 곳이 없으면 나뭇잎들의 굴러다님이 언제 멈출 수 있을까/

휴지들의 구겨진 꿈을 누가 거두어 주나/

우리들 사랑도 마음 한 구석에서 싹트는 것이니까……

이창진 시인의「구석」이라는 시입니다. 사람들은 구석을 좋아 하면 소심하고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으로 평합니다. 그러나 오늘 「구석」이라는 시를 대하니까 구석에도 귀한 새로운 의미가 있음 을 생각하게 됩니다. 시란 짧은 글 안에서 압축되고 절제된 말로 강한 의미를 전달하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예배 시간 중에 성시 낭독을 하며 은혜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성시에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 사연들이 넘쳐 납니다. 한 주간 겨울다운 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새벽기도를 하러 나오다가 찬바람이 너무 거세어서 오늘 새벽은 노인 어르신들은 교회에 나오시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몸을 감싸시고 교회에 나와서 기도를 하시는 정성에 목사는 감동을 했습니다. 목사는 코감기가 들어서 목소리가 변성되었음에도 말씀과 기도로 성도들을 섬겼습니다.

병원을 다녀오면서 겨울나무를 눈여겨보았습니다. 가지만 앙상하게 겨울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뿌리는 꽁꽁 언 땅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니 발이 시리다고 소리치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의 한 학자가 물을 실험했는데 물에게 ‘사랑해’라고 말을 한 후에 현미경으로 보았더니 아름다운 결정체 모습이 보였고, 물에게 미움을 표현했더니 물의 결정체가 흉한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숲 속에 들어가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려고 하면서 나무의 파장을 체크하였더니 나무가 심하게 떨고 있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을 바라보며 생명체로서의 대화를 하는 것은 과학적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겨울나무가 심하게 떨며 감기에 걸린 것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흰 눈을 이고 서 있는 나무의 모습에 사 람들은 아름답다고 격려를 해 줄 때, 나무는 더욱 튼튼하게 겨울 을 지날 수 있습니다.

‘고난은 삶을 물들인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색깔을 선택할 수 있 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는 고통은 한 번만 있기를 바랍니다. 고통을 당할 때에 ‘그래 이번 한 번뿐이야’라고 말하지만, 다시는 그런 고통이 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오랜 세월을 사신 어르 신들은 고통은 인생에 주기적으로 오는 것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 부딪쳐 힘들어할 때 ‘그건 아 무것도 아니야’라고 격려를 해 줍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에 고통은 셀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 고통의 양을 미리 알아 버린다면 인생의 장밋빛을 그리기가 힘들 것입니다. 사람들은 고통이 그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고통은 우리를 성숙하게 합니다. 고난의 인생 밭에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쉼과 희망의 나무 가 자라납니다.

어느 교수님이 강의를 할 때마다 노래를 가끔 부르십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특기는 노래라고 말했습니다. 노래실력은 좋지 않다는 고백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잘한다는 기준이 반드시 전문가 수준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즐기면 그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동감을 했습니다. 우리 사역자들이 전문가들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맡겨진 사역에 기쁨으로 동참 을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즐거움으로 사역에 충성하면 하나님은 기뻐하실 줄 믿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분 앞에서 입술을 닫지 않고 찬양하며 춤추기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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